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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2.09 22:15

<font color="blue">편지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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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무절제하게 보낸 어제 주일을 아쉽게 생각하면서
이른 새벽 다래에게 글을 쓰니 좀 허전하구나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약간은 다시 아리송 해 옴 역시 머루가 어제 시간을 혼란 스럽게 보낸 탓인가 보다

여러 개구리 우는 소리 중 유난히 짧고 길게 울리는 숫 놈인 것 같은 소리가 공부를 시작하려는 머루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오

우리가 꼭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가 라고 다시 한번 반문 해 보는 시간이 닥아 서는 순간 순간들을 머루에게 슬픈 미래가 되서 닥아 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게 합니다
그러나 한 순간 머루를 다시 하나님께 달라붙게 하곤 하지요

님에게 오랫만에 글을 써서인지
무척이나 내 마음 섭섭합니다 꿈 속에서 님을 보고 싶어 서둘러 눈을
감았지만 어제 밤 속에서 님은 꿈 속에서마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이 누굴 만나러 가셨는지요

탱크 언니 자리는
오늘도 비어있지 않을 겝니다 힘 내세요 탱크 언니!
우리 가는 길이 비록 어리숙하게 보이곤할지라도
아니
우리가 가는 길이 비록 힘이들고 어려워 우리 가야 할 길을
미쳐 다 가지 못하더래도
지금 걸어 갈 수 있는 데 까지라도 눈물 흘리며 라도
기어가고져 합니다 머루가 가는 길 머루가 가는 길은 결코 틀린 길은
아니라는 확신 속에서 오늘도 머루는 다래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걸어 갑니다

이미 다래의 길이 되어버린 머루의 길을 다시 한 번 깊은 한 숨을 쉬며 바라 봅니다

님이여 울고 싶습니다
님이여 슬퍼하고 싶어집니다

내게 맡겨진 어린 학생들을 미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속에서 시작하는 하루여서 인지 아니면 지금의 내가 섧고 서러워서인지
새벽 달과 개구리 소리는 유난히 서럽고 슬픕니다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차가운 달이 웬지 유난히 맛있어 보이기도 하는
순간입니다

오늘도 오늘도
스스로 자신(自身)의 뜻을 세워두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무수한 아픔을 참고 견디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해 아니 이루려고 발버둥치다가 넘어지고
쓰러져 좌절하는 이들을 위해

.....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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