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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2.07 10:32

<font color="blue">편지 19

조회 수 4092 추천 수 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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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어제의 운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때고 자니 장작더미의 불 기운에 온 몸이 나긋 나긋 풀어진 것 같습니다

몸이 약간의 찌뿌듯 하고 공부하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런 하루였습니다 어찌보면 지혜로운 어머니과 좋은 아내 이기를 다래에게만 바라고 있지, 바라는 이상으로 내가 지금 다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캥깁니다 그러나 좀더 많은 좋은 것을 훗 날의 다래에게 바치기 위해 오늘도 머루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 하긴 하나 늘 다래에게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과연 내가 좋은 남편과 능력있고 덕있는 남자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돌이켜 보면 찔리는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마음 만 늘 앞서 가고 자신 감만 넘쳐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적이 여러 번인 다래의 남편이 될 머루는 오늘도 의미있고 활기 찬 내일을 다시 마음 속에 그려 봅니다

다래에게 양복을 가져 오라고 부탁하면서도 마음은 괴로웠습니다 다래가 전철을 타고 갔다 오는 것이 육체의 고통을 줄가 봐 못내 슬펐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무수한 남자도 줄 수 없는 사랑을 나는 다래에게 줄 수 있다고 자신감에 차 있는 머루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이 자기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머루이기는 하지만 다래를 사랑하면 할수록 한 순간 순간 불안감이 스미는 것은 또 어인 일인가요

오늘은 다래를 맞을 준비를 하려고 하니다
목욕탕고 다시 만들고 방 안도 좀 치우고 그릇도 좀 씻어 놓으려고 합니다
다래에게 허드랫 일을 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도사 님께서 아침에 오셔서 고추 모를 옮겨 놓았는데 달구새끼(닭)이 마당 안으로 들어 섭니다 변소에 쪼그려 앉아 글을 쓰고 있던 머루는 닭에게 젊잖게 타이릅니다 “야 너 안 갈래?” 이 소리를 들은 닭은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가기는 하나 그만 더욱 더 깊숙이 마당 안으로 들어 섭니다

머루가 하는 일이란 늘 요모양 요꼴이지 하고 속으로 웃으면서 얼른 마당 안을 바라 보지만 고추 모 옆에는 아직 닭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웬 걸 닭이 이제는 마루 위로 올라 와 열려진 문 틈 사이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더욱 더 큰 소리로 “야! 너 안 내려와” 하면서 허물어진 벽 사이로 닭을 노려 봅니다 닭은 그만 기가 죽어 마당으로 내려 와서는 집 뒤안 쪽으로 돌아 갑니다 그러한 닭을 보면서 머루는 “난 네가 좋아 그러나 닭과 사람은 다르단다” 라고 속으로 뇌까립니다

방에 들어와 보니 이 놈의 달구새끼 3 마리가 들어 와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맛있게 만든 김치찌개 마져 덮석 엎어 놓아 그만 성질이 폭발하고 맙니다 “야 너 안 내려 갈래” 갑자기 커진 목소리에 닭들이 놀라 쪼르륵 도망 칩니다

에이 이 놈의 새끼들 다래한테 가장 사랑스런 글을 쓰는 데 분위기 다 망쳐 놓네
속이 상하기는 하지만 그런 닭들이 밉지는 않습니다 그래 너도 할 수 있는 데 까지는 해 보아야지 말하면서 다시 책상에 앉았습니다

다래야 오늘은 이상하게 닭 이야기로 편지의 내용이 채워지는구나 거듭되는 만남들 속에서 서로가 서로 성숙하는 사람들이 되 가고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가장 멋진 사랑을 하며 이 세상을 살아갈까 라는 물음에 대답하는 삶이 되도록 노력 하자꾸나

우리 집안의 말썽꾸러기 머루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 다래에게
1992. 5. 15. 이른 7:40 ~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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