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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2.07 22:58
<font color="blue">편지 21
조회 수 4077 추천 수 46 댓글 0
눈 떠 보니 5시 20 분 저으기 실망되어 한 숨만 퍽 퍽 쉬고는 밖에 나가 오줌을 싸고 들어 와 다래에게 오늘 하루의 시작을 고합니다
늦게 일어난 덕분에
아침 운동 생략
새벽 기도 생략
간신히 편지만 쓰고 책 보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남들처럼
다소 곳이 살지 못하는 이내 몸에 이따끔 한 숨 쉴 때가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욕망이 나를 붙잡아 머루를 이끌고 갈 때에는 소리없는
침묵 만이 있을 뿐입니다
늘 존경하는 아버님 어머님이지만
자녀들의 능력을 계발시켜 나름 대로의 능력있는 삶을 살아 나가도록
해 놓았으면 좋으련만
하는 한숨도 있다끔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잠깐 동안의 한 숨이 끝나고 나면
아버님 어머님께서 못다하신 못다펴신 그 뜻을
이 한 몸 기필코 펴 내리라 라고 다짐해 봅니다
아버님이 하시지 못한 일 내가 꼭 이루어 내리라고 거듭 되새겨 봅니다
부모님께서
그 설음 그 고통 그 슬픔 그 고난을 버티시면서 때로는 조롱까지 받아가시면서
이루어 내시고져 하신 바로 그것을 ...
이 한 몸 으스러 지더라도 꼭 해 내고 말 것이라고 곱 씹어 봅니다
이 한 몸
나이 들어 가면서
다래를 만났습니다
그 동안 지나간 세월이 너무 안타갑습니다
좀 더 일찍 만나 좀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좀 더 푸릇 푸릇한 몸과 정신을 갖고
좀 더 정열적으로 키스도 해 보고 좀 더 많은 꿈을 갖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겨 납니다
지금 처해진 상황을 보면서
다래 머루의 한을 차곡 차곡 쌓아 놓습니다
이 둘의 한이 풀어지는 날 그 때는 온 세상이 녹아 나리라 그 뜨거움에
지구의 체질이 풀어지고 하늘을 두 쪼각 나 미래를 예비하리라
다래머루의 사랑이 열매 맺는 날
만물이 즐거 뛰며 노래하리라
그러기 위해
중요한 건
서로를 깨끗하게 보전해서
신(神)께 드리는 것입니다
다래 머루의 몸을 불살라
신(神)의 제단에
번제물로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가문의 복덩어리 다래에게 말썽꾸러기 익성이
1992. 5. 12. 이른 5: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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