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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1.21 00:09

<font color="blue">형

조회 수 4234 추천 수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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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산다는 것 그 자체도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내가 걸어가는 길은 끝이 없고
그 끝이 없는 길을 나는 걸어가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진학 공부, 그 모든 것은 허울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나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요?
지금 글을 읽고 있는 형은 누구인가요?
가족이라는 끈에 얽메어 인생을 살고 만은 싶지 않습니다
아니 살아 갈 이유를 가족에 두고 만은 싶지 않습니다

이제, 이 못 난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나 혼자 만이 있는 시간 그것이 이제 중요한 것이 되 버렸습니다

이전에는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공부는 허울일 뿐 사는 것은 아닙니다
사는 것은 내가 움직이고 있는 순간일 뿐입니다
맹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순간일 뿐입니다

내 마음 속에는 세계가 들어 있습니다
난 그 세계를 움직이지 않고서는 살 이유가 없습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하게 살려는 사람은 늘 고통을 받는 것만 같습니다
내 자신을 이웃에게 내 준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이제 전 죽어도 한이 없습니다
이제 진실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전, 진실된 삶을 전하는 예언자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난 그런 자들이 되기에는 아직 너무 간사하다고
아니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난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난,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진실”을 가리울까 겁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난 나의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난 그 욕망 때문에 내 스스로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불 길에 날라드는 불나비처럼 나는 그 욕망에 날라듭니다
그리고 타 죽습니다

이렇게 죽어서는 안되겠기에
공부합니다
그리곤 새 희망을 얻습니다.

신이 나에게
새 삶을 주신다면.

제(弟)가

(지리산에서 1991 년 경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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