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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1.26 01:57

편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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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아침에

차창 밖에는 힌 눈이 소복히 소복히 어두운 땅을 덮으며 온 세 상의 색깔을 바꾸오 있소! 이 편지지를 받치고 있는 라틴어 원서 문법 책 위엔 ‘긴 밤 지새우고 ...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가 적혀있는 악보가 놓여있고 ....... 이제 봉고차가 떠날 듯 싶소 ...... 방금 구례에 도착하여 큰 관광버스에 옮겨타는 순간 진행 담당직원의 말에서 ‘독립기념관’쪽으로 가는 길이 눈에 막혀 방향을 ‘부곡 화와이’ 쪽으로 돌린다는 뜻이 전달되었소. 약간은 기대가 어그러지는 선언이었으나 무엇이든 사람의 의지만으로는 일이 성사 안되는 것을 ... 약간은 아쉽소 우리 교회 전도사님이 아직 안 타셔서 출발이 지연되고 있음. 지금 시간은 이른 8:46분 쯤. 여자가 말썽을 부리는구료. 내려서 다래에게 전화하려고 했으나 개인적으로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전화기를 지척 약 30m 전방에 두고도 못 거는 이내 심정 이해 해 주구료 머루는 다래와 같이 여행하고 싶소 아니 다래가 머루를 대신해서 여행 했으면 하오! 전도사님이 오셔서 방금 차가 출발했소 산동교회 목사님의 기도로 눈덮인 도로 위를 차 바퀴가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 순간에 봅시다 차 안에는 복음성가가 흐르고 ...... 가다 보니 승용차가 눈 위에서 미끄러져 도로 밖으로 뒹굴진 않았지만 도로 밖으로 벗어나서 눈에 쳐박혀 있고 ... 진행 쪽 임원이 돈을 걷고 있도다 ...... 다행히 광주 쪽으로 가면서 도로 위의 눈이 녹은 듯 싶다 약간은 어리숙하게 터져오는 복음성가 속에서 약간은 야릇한 거부감을 느낀다 지금 나는 보이지 않는 예수님의 끈으로 둘러쌓인 동아리 속에 들어 와 있다 나로 인해 이 차가 엄청나게 무거워진 듯 싶다 민족의 설움이 알알이 박힌 이 날 목적지가 바뀌어져 내가 허탈한 시간을 보내지 않나 하는 아차 심(心)이 든다  차 안의 스팀(steam)이 너무 강한 듯 싶다 몸이 더와 온다 ...... 차 안에서 글을 쓰니 약간은 어지럽다 ...... 웬지 막연한 희망이 용솟음친다 그렇다 내가 신 속에 in God 산다면 난의 꿈은 곧 현실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나의 몸을 쓰시고 또 그것을 강열히 바라셔서 머루다래를 그 그릇으로 만드시고 계심이 막뚝같은 확신으로 내 가슴 속에 박힐 때 나의 몸에서는 생명과 기쁨이 솟는다 그러나 그 길로 가기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내 피부와 살 갓에서 찢겨나와야 하는가? ...... 간식으로 떡과 우유가 나왔다 ...... 나의 몸과 살로 피를 마시라 ...... 그러면 내 뜻을 이루리니

(1992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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