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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2.07 10:07
<font color="blue">편지 17
조회 수 6314 추천 수 31 댓글 0
안녕하오?
오늘 아침에는 여섯 시에 일어나 조금 찝질하지만 어제 만든 침대 위에 앉아 떨어지는 물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대나무 기운이 엉덩이에 스미는 중에 다래에게 글을 쓰니 신선이 된 기분이오
아침 님께 전화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소
아직 준비된 건 없지만 님과의 결혼식 때 아버님과 오빠를 참석 시키지 않는다는 다래의 다구진 마음을 짚어 보니 내 님의 뜻을 알 만 하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
아무리 보아도 그것 불효인 것 같소 허나 오빠의 불 참석으로 인해 그 대가로 오빠를 결혼식에 참석시키지 않는다는 것엔 나도 동감이오
그런데 말이오
아버님을 참석 못하게 하는 건 자녀된 도리는 아닌 것 같소
물론 그대의 특수한 환경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오
그러나 어째든 아버지는 아버지요
내 생각에는 아버님의 문제 만큼은 잠시 더 생각해 봄직하오
소인(小人)을 소인(小人)처럼 대하는 것은 대인(大人)의 마음이 아니오
허나
당신의 뜻을 따르리다
난 지금
당신의 뜻을 존중합니다
당신의
뜻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결혼식이 끝나고 나선 아버님 그리고 오빠 대우는 해 드립시다
비록 우리가 물질적으로 부족 해 그 무엇을 도와 드리지 못한다고 해도
어찌 혈육의 정을 끊게쏘?
오히려 분노해야 할 사람은 나오
나도 가만히 있는데 님이 나서야 되겠소
그러나
난
당신의 뜻을 존중하오
다래가 홀로 서서 살아 왔음을
결혼식 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줍시다
그리고
오빠와 아버님게 멋진 선물을 드립시다
우리가 가정을 이루었음을
그 때
그들에게 떳떳히 보여 줍시다
언제나 당신의 곁에 있는 머루 그리고 우리 가문의 말썽꾸러기 머루가 우리 가문의 복 덩어리 다래에게 1992. 5. 22일 이른 9:1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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