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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않은 논문: 아차도 마지막 날)
아차도에서의
마지막 날들,
너무도 행복했던
고요함들,
비록 인간들로부터 오는
싸늘함에 '떨'기도 했지만
아차도에서의 날들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것처럼
나를 감싸 않았다는 것을
마지막 날에 드러나는
전(全)날들이 보여주었어
오늘 역시 마음은
유난히 아프고
쓰라렸지만
자기로부터의
전화로 인한 위로는
나를 달래기에 충분했어.
어제도 말했지만,
자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나를 어르시는 것 같아.
사실
자기와의 교섭들은
거의 기적,
아니
기적 전체인 것 같아.
등대를 통해 바라 보이는
수평선 끝에
시선을 고정 시키면서,
내가 아차도에 들어 온
몇 일 후에 썼던
글에 대한 이 글을
아차도 마지막 날에
쓰기 위해,
수첩 오늘의 공란을
펼치고,
짤막 글을 마치는 순간,
빗 방울이 그려 내는
점 하나가 기울어지면서
눈물에 스밀 듯
종이에 달라 붙었어.
희게 바람 물 끌어
모래 타 나 흐르니
아침 붉게 스미어
이내 설움 삼키려네,
이차차 이 섬아,
언제 나 내려는 고!
아차차 이 섬이
기어코 나 내누나!
오는 날 못 세우고
가는 날 못 잡은탓
이 내 설운 논문
마치지 다 못했는데
왜 이리 서둘러
비로
나,
내는고!
200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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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을 궁서체로 바꿨습니다. 궁서체로 본문이 보이질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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