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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08:26

(짬쁘 이전과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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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하기 3 분전', 전달이 걸렸다

나의 관물대 노트에 힘없이 시선을 떨구며 주머니 속의 성경책에 손을 갖다 대며 입에서는 '주 너를 지키리 어디서나 언제든지'가 신음소리 비슷하게 흘러 나오며 지난 날 교회에서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는 나와 웃고 있는 교회청년들이 뇌리를 스치며 나의 망막에 선을 긋는다. 내가 다시 이 내무반에 들어 오려나? 전에는 춥기만 하던 난로가 포근하게 나를 감싸는 것 같다. 어머니 하며 연병장에 집합했다. 나는 몹시 떨리는데 다른 얘들은 희끗 희끗 희끗 웃고 있다 그러나 그 웃음이 나에게 사형직전의 사형수의 웃음 같으니 어찌된 일인가? 일장 중대장님의 훈시 비슷한 격려의 말씀을 듣고 드디어 출발했다 공교장에서 사람이 두번죽냐 한번죽지 모든 걸 하나님께 맡기자. 인간의 생사는 하나님께 달려있지 않은가? 나의 心은 고요했다 폭풍의 눈에 들어선 비행기처럼 몹시 흔들리며 뒤틀리던게 순간적으로 상공에서 C-123를 타고 낙하산을 등에 메고 몸을 비행기 밖으로 던진다 3 주 동안의 고생의 열매를 걷는 순간이다 오늘을 위해서 한마디로 3주간 좃배기쳤다.발 아퍼서 걸을 수 없을 때도 8km 구보를 했고, 내려 [뛰면] 몸이 깨어져 버릴 것 같은 공포감을 무릎쓰고 눈감고 맨처음 뛰어 내릴 때 지구가 꺼퍼질듯한 착각에서 헤맸다가 깨곤하는 막타워, 바람아 불어라 하며 질질 끌려지며 미친개 취급당하며 일어서야 했던 송풍훈련(8자돌림), 이 모든 게 오늘을 위해서다. 모두 안전사고를 막기위해서 뼈를 깎고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도 이를 깨물고 참아가면서 받은 것이다. 눈을 감고 조용히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며 과거의 삶을 먼저 후회할려 하며 지난 날의 미아와의 즐거웠던 순간들에 몸이 움츠러듬을 느낀다. 아 오 주여 지금 나의 心은 심히 괴롭나이다 지금 내가 죽음을 앞에 둔 사형수처럼 모든 걸 체념하고 ?????? 주여 지금의 연약한 나를 붙잡아 주소서 힘과 용기를 주소서 ...

    쓱, 탁, 쿵 이게 웬 소리인고. 눈 딱 감고 에라 모르겠다 뛰어 내리자 하면서 꼬리 쪽으로 튀어나가 1250 피트의 높이에서 낙하산 믿고 떨어진 후, 生의 희열을 만끽하며 무릎 앞꿈치 모은지 30-40초 이내에 일어난 일이다.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의 존귀함을 스스로 느끼며 삶의 애착에 心을 구부리고 비열하리 만치 자신을 속이면서 비행기 문에서 푸른 창공에 몸을 던진지 약 1 분 뒤의 느낌이며 소리이다.


나의 인생의 1 막 1 장이 서서히 내려지고 1 막 2 장이 열려지기 시작하는 순간의 나의 心은 말 할 수가 없고 느낌만이 겨우 나의 존재를 알려 주고 있었다. 공수부대에 입대한지 약 2 달 교육받은지 3 주일 지난 뒤의 나에게 닥아 온 현실이었다(1980. 2. 2. 오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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