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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6 01:20
<font color="blue">(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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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는 죽음 속에서 다래를 만났고
다래를 만났기에 머루는 살아났다
어머니의 숨통을 트고 나온 머루는
꿈에 짓눌려
꺽어진 허리를 겨 앉고 살다가
흘린 눈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래를 껴안을 때
비로서 꿈은 터지기 시작했다
나 죽어
한 줌의 흙이 되는 날
나의 고향
신(神) 속으로 들어가리라
엄마 노일순 님의 젖 가슴에 안긴 채
아빠 김치한 님의 손을 잡고
형님 익신의 등에 업혀
동생 익남의 신을 신고
영애 다래가 끄는 마차에 실려
난 신의 아들이
비로서 되리라
오 슬픔이여
난 죽음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열리게 할찌니
나의 젖은
꿀물이 되어
푸른 지구를 휘돌 것이며
나의 숨결은
생명이 되어 지구를 움직이리라
오 슬퍼하자
오 슬퍼하자
나의 눈물이 쏘아져 너희의 기쁨이
되게 하리니
너희는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우리가 슬퍼해야 할 것은
단 하나 있나니
단 하나 있나니
인간의 멍청함이라
1992. 6. 24. 5: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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