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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00:09

<font color="blue">(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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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고 어렵다

두꺼운
껍데기를 뒤집어
쓴 채
누에는
껍질을 깰려고
조용히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조급하고
막막하지만
언젠가 터질
그 때를

눈부신 정도로 하얀
고추를 뒤집어 쓴 채
두 누에는 안타갑게
몸부림치고 있다

(1992.) 10. 31. 새벽 4: 35분

하얀 고추의
윗 쪽이
축축해지면서
고추 안이 보인다

죽은 듯
갇혀있던
누에가
꿈틀거리며
껍데기를 트고
나오려는가 보다

나란히
누워있던
하이얀 누에고추들

날고 싶어도
날개 엇어
발로만
기어다니며
땅 위에 배를 대고
있어야만 했던
누에들이
스스로 얽메던
껍데기를
깨고
날아 오르려고
주둥이로
고추 끝을
건드리며
나오려한다

너 댓 시간
먼저 고추 속으로
들어갔던
누에가
고추를
깨려고
한다

서너시간
늦게 고추 속으로
들어간 누에 고추는
위가
축축해져있다

검은 는이 보이며
실 안의
입은
씰룩거린다

눈이 너무
검고
초롱 초롱하다
이제 막 숨을 쉬었다
멀리 바라 본다
약간 아래 누워있던
고추 속의 누에도
보이기 시작한다

주둥아리는
누에였을 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 주둥아리가
앞 발로 변하며
모습들이
선명해진다
앞 발을 내 저으며
실줄들 끌어 당겨
몸을 고추로부터
빼내려 한다

날개 윗 부분이
물 먹은 고추 속에서
바둥거린다
눈에서
물덩어리들이
떨어진다
계속
떨어진다

아 저리
발버둥치는가
또 떨어진다
필사적이다
머리부분이
거의 나왔다
검은 눈에서
물 덩어리들이
계속 떨어진다


눈 옆에서
긴 털이 튀어나왔다
날개도 보인다
누에는 간 곳이 없다
날개달린
나방이 나왔다


코도 선명해졌다
다리도 여럿 보인다
여러 다리가 꿈틀거린다
눈 옆의 털도 서고
날개도 펴진다
기어서 섶 위로 걸어
나온다
눈섶이 길고 고동색이다
실줄에 여러 발이
걸려
휙 돌아 나온다
날개가 다 펴지자
배도 보인다

뒤똥 뒤똥
너무 연한 흰색이다


누에는 없다
날개가 둘
드디어
나왔다
몸통 부분은
서너 칸으로 이루어졌다
뒤뚱거리다
거꾸로 떨어진다

날개는 좌우하나씩 둘
눈썹은 좌우 둘
날 사이에
등줄기 세 간이 나뉘어져있다

똥구멍은
사람의 똥구멍처럼
뚤려있다

이런 조용히 쉬고 있다
난 저 누에로부터 변한
이 고추를
다래라 한다
아랫 고추보다 먼저
튀어 나왔기 때문이다

점 점 색이 짙어져 간다
짙은 연보라 회색 빛
다리도 층층이 나뉘어져 있다
자기가 나온 고추를 바라 보고
있다 다래 보자기는
축축히 물에 젖어 위쪽
구멍 뚤려있다

누굴 기다린다
응뎅이만 씰룩거린다

묘하게도
위쪽에만
눈들 눈썹들 날개 둘
다리 여섯이 열려있다
날개라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람의 귀가
커진 것 같다

똥구멍이 크게 열려
있는 것 보니
암컷 같다

다래 나방 크기는 대략
3~4 센티미터 정도
날개가 점점 일어선다
앞 쪽은 뒤 쪽의 이분의 일 정도
잔털이 다리에도 많이 나 있다
드디어
아랫 쪽에 누워있던
고추 속의 누에가
선명해지기 시작
물 먹은 부분이
팽팽해지며
불룩 솟아 오른다

다래가 꿈틀거린다
날개가 거의 다
섰다

꿈틀거리며
움직인다
거듭 태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5 분 정도
먼저 눈부터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
날개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데이는 약
?이 걸렸다


그런데
날개의 윗 쪽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꽃 잎 하나가 두 겹으로
나뉘어지듯
날개가 나뉘어지며
점점커진다

날개 속의 힘 줄들이
불룩거리며 받쳐준다
바르르 떤다
두 날개가 거의 맞 다으려 한다


이 놈의 내가
새로운 생명의 변화를
보고 있다니

오! 이 행복 이 기쁨
신이여
감사하나이다

아래 하얀 고추 속의
누에의 움직임이 보인다
그러나
웬걸
이 누에고추를 먼저 태어난
다래가 밟고 기대어 서
있다니!

난,
이제 테어날 나방을
머루라 하리니
머루의 머리가 나오는
방향이
다래의 머리가 나오는
방향과 반대다
서서북쪽이었는데
이제는 남남동쪽이다
눈이 물먹은
실 속에 보이기 시작한다
다래는 시커먼 눈깔로
나올 머루를 째려 본다


서로
마주보게 될 것 같다

다래 날개가 들석인다
몸통을 ? 짙게 하고 있는
사이 위의 구분 줄이 신기롭다
오른 쪽 다리 세 개가 탁 머로 고추를
짚고서 머루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제 태어날 나방은 다래 나방과
다른 성(性)이어야 하는데
그래야
알을 낳지
슬쩍
자를 갖다
재어보니
3 센티미터 조금 못 미친다

머루 나방은
나오려고 바둥거린다
그러나 아직 고추에
구멍을 뚫기에는 역부족
느긋이 다래 나방은 웃고
있다
날개 길이는
2 센티미터 조금 넘는다
각기 날개는
두 겹으로 되어 있다
비틀거리며 다래 나방이 움직인다
날개 모양은
세모 꼴
머리 쪽에 붙어 있는 것이
비스듬이
세모 꼴 밑 변이다
대략 1.4 센티미터

머루 이 놈이
나올려고
바둥거린다
물 먹은 실
?
발이 보인다
머루의 머리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며
구멍을 뚫으려고
물 먹인 고추를
힘차게 밀고 있다

눈썹도
신기하다
각 눈썹 길이가
약 5~6 미리미터
가느다란
회색줄기
덜 검은
???? 감싸고
있다

아이고
나는
배고프다

머루 나방의
눈이 보인다
두 개다
다시 밑으로
가라 앉아 버린다
안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가을 날에
단풍처럼
오색 찬란
하지는 않더래도

단백하다

벌써 늙어
버린 것 같다
아마
그 색이
연 보라 빛
회색이어서
일리라

머루 누에는
거의
고추를 뚫었다

이제
쬐끔
남았다

밑으로
내려간
머루 누에가
다시
위로
솟아 올랐다
바둥 바둥
멈칫

다시 밑으로
내려 가려다
끄응
올라와
고추를 민다
??????
기를 쓴다
이제 구멍이
뚫린 것 같다
다시 ????
끄응
냅다 민다
조금 만 조금 만 더
힘쓰자


이리
빠져 나오기
힘드냐
어쌰
어쌰
????
???
퉁 밑으로
떨어졌다


발 하나
먼저 뚫고 나왔다
발을 내민 뒤
검은 눈 두 개가
공기와 맞 부딛혔다
이젠
안 떨어져야지
? ??들이
아직은 고추 속에
남아있다
이것들마져
나와야지

안에서
날개가
바둥거린다

어!
다시
밑으로
뚜욱
떨어졌다

이 놈의
다래 나방은
보고 만 있으니

기다린다

발가락으로
뚫린 쪽을
잡아 당긴 후
다시
고개를
내밀어 보자
으쌰
???
?????
?????
?????
?????
???
으쌰
으쌰
으으샤
???
???
??
??
???
꿈틀
꿈틀
이럇샤
뒤치락
바치락
이럈샤
아으
동동다리
불쑥
불쑥
어럇챠
아이쿠아
다시 떨어
졌다

슈욱
앗 ????
????
???????

설레이며
머루의 태어남을
본다
????
????
?????

으샤 으샤
좌럈챠
이샤 이샤
우럇챠

비집고
헤집고

쉬고
그러나
떨어지지 않았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어라
??????
??????

얏차
눈썹이
자유로워졌다
아니다
앞 발가락이었구나

전체 나오는 방향이
맨 처음??
틀어졌다

어 다시
발 끝마져
안 보인다


밑으로 떨어져버렸다
구멍만 넓혀놓은 채

다래 날개가
펴진다
긴 날개가
두 겹으로 되 있는지
날개가
네 개인지
아리송하다

끄응
다리로 실 줄을
붙잡고
휴우 끌어
올려보자

으휴
다시 톡 떨어지다니
힘이
부침갑다

구멍만 더 넓힌 채
툭 떨어졌다

언젠가 나오겠지

다래 날개와
날개 사이는
약 5 미리미터


다시
방향을 조금 틀고

나가 보자
앞 부분이
???
나왔을까

다래 나방을
머루 나방이
태우고 있는
것 같다

몸통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눈썹이
자유로워
질 찰나
쬐금
눈썹 끝이
실에 걸렸다

으샤 으샤
조금 더
앞 허우적
뒤 비틀

조금만 더
빼 보자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바뀐다 바뀐다
안 빠지도록
? 실에 걸린
다리에 힘을 주고
떨어지면 안 돼
다시 ????????
???
윗 실에 걸고
뒤에다
힘을 주어서

앞 다리를
끌어 당겨
아!

드디어
눈썹이
자유를 얻었다
한결 쉬운 것 같다
그래 쑥쑥 나와라

이제는 ??????
안 떨어지겠지
그렇지
뒷 몸통 간의 구분 ??도
보이고
날개마져
자유를 얻으려 한다
몸통이 펼쳐지며
끝이 구멍을
통과 나오기 직전

나왔다

몸통 칸이 4 개인 것 같다

어디
획 돌아 보고
뒤로 후진하면서
????? 건드린다

머리 몸톰이 4칸 같다
다래 몸통은 3칸 같았는데

머루 날개는 아직
더 안 퍼졌다

몸통에 비해
날개가
작다
왜소하다
근데
눈쎂이 짙다

이야
다리는
마찬가지로 좌우 각 3 개 식
여섯 개
다래 나방과 수가 같고
눈도 두 개 같다

근데 내가
보기에는
둘 다
암컷인 것 같다

알 낳기 좋게
똥 구멍이
뚫린 것 같다

만약 둘 다
암 놈이라면
어디서 숫 놈을 데려 오지

여하튼
다래 머루가
태어나는 데
1시간 22 분이 걸렸다

머루 나방의 몸통 아랫 부분에
다래 나방의 눈썹이
닿아 있는 상황이
되었다

웬지
이 놈들 둘이
암컷인 것 같다
크기는 서로 비슷하다
머루 나방의 날개
펴질려고 한다

난 이제
밤 주으러 가야겠다

1992. 10. 31. 이른 9:00 ~ 10:35까지

어?
다래 나방이 똥구멍에서 무얼
떨구어 냈다 좁쌀같은
투명한 노르스름한 알들을
우르르 쏘다 내려다가
다시 똥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
다래 나방의
똥 구멍이 씰룩씰룩
움직이면서
뭉쳐서 알들이
나오려한다
태어난다
1시간 반 만인데?

몸통이 커지는 ??
알을 낳는 ?

듣기로
암 숫 나방이
씹을 한 뒤로
알이 나온다는데

포도?
작게 해 놓은 것만한
씨를 누르스름한 액이
둘러 쌓고 있다

이것들이 뭉쳐서
다시 똥구멍 속에서
대나무 ???
아래로
떨어지려 하네?

암 수 나방이
씹을 할 때
사람이 테어 놓아
주어야지
그렇지않으면
씹을 하다 그대로 죽어 버린
다는데?

내가
???????????
나간지 30 분 사이에
이 놈들이 벌써 씹을
했나

글쎄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머루 나방은 그냥
현관포 위에 붙어
있는 데?

어째든
다래 나방은
알을 까고 있다

어라
대나무 통 안을
드려다 보니
무얼 떨어트려 놓았네
?? 오줌인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이건
알이 아니라
똥하고 오줌
인 것 같다

그 할아버지도
나에게 나방은
똥하고 오줌을
엄청 싸분다고
그랬는데

아마 똥하고 오줌인 것 같다
그래야 날지 ....

1992. 10. 31. [이른] 11:10 분경

머루 나방은 똥하고 오줌 같은 것을
누기 시작한다   [이른] 11:45 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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