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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살아 움직이고 있다
뱀처럼 꿈틀 광주를 타고
광주는 눈물과 한숨으로 뒤범이 된 채
아직도
서러워한다

오월은
아직도 울고 있다
분노하고 있다
오월은
아직도
되살아나고 있다
죽은 자의 주검을 뒤집고
다시 산자의 주검을
원한다

오월의 빛은
너무 부셔
산자의 눈을
못 뜨게 한다
너무 뜨거워
차가운 가슴을
달군다

오월의 소리는
산자의
숨을
막히게 한다

오월의
빛은
죽은 자를
되살린다

꽃이 설움으로
터진다

나-산자-는
이들의 주검 대신
살아야 한다
이들의 시간을
내가 다시 살아 주어야 한다

나를 통해
이들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피가 온 몸을
살리 듯
나의 피는
주검을 살려야 한다

1993. 5. 8. 망월 묘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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