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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2 01:30

[거울]

조회 수 7367 추천 수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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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미가 등장”

넌 나의 거울이었어
내가 울면
여울진
볼을 잡고, 타고,
눈물이 흘렀고

내가 웃으면
보조개
피인
너의 볼은
들에 핀
백합화 같았어

아미,
넌 나의 거울이었어
너의 두근거림은
나의 설레임이 되었고
수줍음은
능금이 되어
금잔디 위로
떨어졌지
금잔디는 나의 놀이터였으니까

미아
넌 나의 발이었어
향기나는
좁은 오솔길
내가 다니던 길목은
너의
발자국 소리로
가리워졌고

너의 신발이 놓인 곳엔
분홍빛 슬리퍼가
포개져 있었어
그 뒤엔
아미

넌 구두를
신을 필요가
없어졌지
아미
넌 나의 아지랑이였어
동산의
바람은 나의
외투를 벗기우고
잡힐 듯 하면서
보이지 않는 너의 손목은
사슴 머리 위의
신기루였지

미아
포옹할 땐
넌 나의 손이 됐고
사랑을 노래 할 땐
입술이,
윙크할 땐
귀여운 손이,
토라질 땐
나의 心이 되었지

아미
네가 나 되었을 땐
어여쁜 요정이었었지
내가 너 되었을 땐
왜 그리!
힘 없는 노을을 타고
걸어가는 구름 같았었는지

미아
흐르는 소리는
이젠
가로수의 노래일 뿐
차운 겨울이 되면
슬픈 노래마져
멎겠지?

나의 한숨은
너의 무거운 침묵이 되었고
나의 아픔은
갸날픈 너의 신음이 되었지

소라의 외로움은
고동의 그리움이 되었지만
소라의 그리움은
고동의 안타까움이었어

아미
너의 숨소린
엄마의
품이었고
너의 미소는
쪽 배에 실린
둥근 달이었어
나의 미소는
거치른
야생마,
풀밭에서
몸부림쳤고
나의 숨소린
길잃은 목마가 되었지

허나
어찌
불과 얼음이 어울리며
해와 달이 같이 빛나리까

그럼
그대는 정녕
눈물이니이까?

(1981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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