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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나타난 당신
울긋 불긋한
한복에 보조개를
피우며 나타난
그대
당신을 본
나는
태산에 눌린 듯
아름다운 당신을
담으려
지긋히 눈을 감았었지만
얄긎은 기상나팔 소리에
흔들거리는
당신을
잡을 수가 없구료
바로 옆의 집
당신이 왔다기에
사랑하는 그대를
껴안으려,
싸리로 엮어 만든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북풍에 실린
너는
백설에 묻힌 채
당신인지
나인지
서로가 모른채
분명히 여기에 오셨을 텐데.
환상 속의 만남은
우뉴월에 흔들거리는
수양버들처럼
되고 말았구료
소녀의 옷 벗는 그대는
완숙한 당신이 되었구료
볼이 약간 붉은 건
부풀던 꿈이
사그러짐인지
입술에 반짝이는
붉은 빛은
나를 그리는 당신의 心의
애타는 그리움인지
맺혀진
봉우리가
노랗게 피어지듯
당신의 아름다움은
멍울지다 못해
터지었구료
수줍어 말 못하던
당신의 웃음이
이젠 아무렇지가 않구료
나의 아기를 품은
보름달은
선녀처럼 내려 앉는데
이젠
맘대로 하세요
이미
당신 것이 되었는데
무엇을 꺼려
하겠어요?
전에는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당황했었지만
호수 속에
잠긴 나
푸르스름함 당신
가슴팍을
헤치고 다니죠.
이,
이런!
가슴이 막히는 구료
내 이리
숨이 막히지
웬지
쓸쓸히
당신
과
나
서로를 위해
지는 청춘을
웃으며 보내야 해요
익성이는
빛을 잃어가는 만월이고
당신은
만월을 가리우는
실구름이
되어가니
오!
반짝이는 바다 위의
인어 아가씨는
보이지 않는 섬의
허리를 만지며
흐느끼나니
우리 젊음의 낭만은
빛나는 보석이 되어
아기의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타나고
당신과 나의
눈물 맻힌 그리움은
우리 꼬마의 웃음으로 터지고
당신의 애무는
아기의 부드러운
입술이 되어
되살아 나는구료
소녀의 꿈은
귀염둥이의
꿈으로
피어나고.
잔디 밭 위에서의
약속은
심장이 되어
맥박 속에서
뛰놀고
우리의 지나가 버린
젊음은
그녀의
품은
소녀의
(청춘) 푸르름으로
태워지리니
흔들거림은
정지하고
순간이 멈추는 것
같아요.
(1981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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