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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3 04:31
<font color="darkred">(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
조회 수 9553 추천 수 7 댓글 0
다른 충격을
흡수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들어서는 첫 순간부터
펼쳐지는 세계는
책과 음악의 세계와는
너무도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었기에...
아직도 그 여운을
식히느라
다른 나의 모든 행위들이
정지된 듯합니다
이전의 복사된 것들은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조들만을 보고서
그림을 평가하던
나의 옹조람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너무 다르게 스며드는
그림들 때문에
나 스스로를 심지어 거부해 보았으나,
이해 허사였습니다
혹간 보곤했던
다른 그림에 의해 나의 시야가
좁아졌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29)은
나로부터 새로운 세계가
태어난 찬란한 생일이 될 것입니다.
오르세 박물관 소장 그림들이라고
했던가요...
다섯 시간이 지난 아직도
나는 그 그림들 때문에
멍청해집니다
먹는 밥도
보는 글도
고르던 책도
한갓 의미없는
도구들에 불과해졌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 시간 만큼은
말입니다.
예술은 어떠한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세계임이
나에게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창조의 천재들을
보여준 님께...
고마움을 거듭 느낍니다.
그 그림을 볼 때,
나의 가슴으로부터 뜨거움이
온 몸으로부터 온 몸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으며,
눈은 그림으로부터 오는
그림 아닌 세계에
멀어져만 갔습니다.
아!
소리 사라지는 그 순간에
황홀한 가락이
내 귀를 때리고
이삭 줍던 세 손이
무수한 손으로 갈라지면서
신들린 듯 흔들리고 있었고,
그 흔들림에 맞추어
시간이 생성되고 있었습니다.
구석이 잘려나가 보이는 구도가 아쉽기는 했지만
나머지 구도가 완벽했기에,
고흐와는 다른
충격과 환희가 나에게 오고 있었습니다.
미쳐 다 보지 못한 그 그림이었기에
다른 그림들에 대해
말할 여력이 없습니다만,
고흐로부터 왔던
여지껏의 그리움과는
또 다른
고흐의 그리움을
좌우의 폭 넓혀가는 두툼한 물감의 그 굵기와 그 색으로부터
맛 보았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겠습니다.
이에 관하여,
아직도 해야 할 말이
태산같이 남아 있으나,
미쳐 보지 못한 것들이
수 없이 남아 있기에
지금 여기에 쓰지 못함을 유감스럽게 여깁니다.
그러나
고흐의 그림은
비록 초라해 보였으나,
심지어 작위적(作爲的)으로까지
보여지는 그 위대함이 지니는 뜨거움
보다 더한
뜨거움으로
나를 지지고 있었다는 것은
반드시 말하여야 겠습니다.
.......
더 보고 나서
계속 말하기로 하겠습니다.
덕수궁 박물관의 모네와 고흐의 그림을 본 5 시간 후에
서울대 중앙전산실 2000. 12. 29. 오후 7시 26분에...드렸습니다. 아기가 문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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