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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5 05:53

첫 눈 내리는 소리

조회 수 8334 추천 수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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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내리는 소리

눈 내리는 들으려
귀 기울인다
타다다닥 아니다
사사사삭 이것도 아니다
퍼퍼퍼벅 아냐 아냐
사그락 사그락 이것도 또한 아니야
투두두둑 이건 알 밤 떨어지는 소리인데
소록 소록 이건 느낌이고

야!
그럼
어떤 소리 나니?

가벼우며
경쾌했어
그럼
잔디 위에 내리는 거 하고
나무 위에 떨어지는 거 하고
소리가 다르게?

"무엇이 슬쩍 금 가는 소리 같았어"

천만의 말씀

"엷은 창호지에 풀을 먹이고 말린 뒤 가시로 툭 지리는 것 같았어"

난 금박지 위를 빗 방울이 구르는 소리였어
넌 그렇니?
난 찬 바람에 가을 낙엽이
맞 부딪히는 소리같았어

아냐
난 무슨 소린가 하고 귀 기울였지만
아리송한게
연필 들고만 있었어
이젠 써야지 하는데
소리가 그치더라

어쩜
난 ......... 이야
그게 뭐니?
?의 . 이야
???
웃기네
그럼 넌 뭐니

콩 볶을 때 들리는 소리 있지?
그 소리에다
물 먹인 솜을 적시우면
무슨 소리 날까?
난 그 소리 같았어

역시 넌 돼지 띠야

아니야
아냐 아냐
그 소린

아~
그 소린
아스라이 들리는 게
나를 부르는 님의 소리 같았어
눈이 감겨지고
설레이는 게
님의 키-스 같았어


맞아
그 소린
2 년전 크리스마스 이브 때
그녀하고 새벽에
케롤 부르러 다녔을 적
그녀의 황홀한 노래가락 같았어

아~~
물 먹은 봉숭아 같은 그녀의 볼

이봐
자넨 어떻든가
그건
아내의 한 숨 소리였어
겨우 살이 준비에
김장, 보일러, 연탄
멍이든
나의 마누라 소리였어
김 팍 새 ......

그 소린
좀처럼 백지 위에 쓰여지지 못했어
첫 눈 내리는 소린
다소 곳이 고개 속인 신부의 환희보다 크고
가을의 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는 소녀를 받히는 의자의 고독 보다는 적으니

아 ...

눈 내리는 소리를 적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님의 心을
적어내는 것 보다 어렵구나

내년을 기다리리라
후년의 첫 눈을
일년을 기다려야 겠지?

그럼 그 땐~ ...
이 나의 젊음은 늙어지고
아 .... !

맞어
기다릴 필요없지

소근 속삭거리는
님의 심장 소릴 ...
들으면

기억이 날거야
1980. 11. 14. 산 속
낙엽 아래 땅 속에서 들은
첫 눈의 소리를

그래 ...
이 종이하고
볼펜을 간직하자.


**이렇게 해서 나의 첫 눈 내리는 소릴 그리려는 계획은 실패로 끝났으나
여전히 心 속에는 님을 그리는 뜨거운 숨결만이 ... 나의 이마엔 ....
아미를 껴안은 익성이를 그리고 있구나 **

(1980. 11.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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