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07.12.10 21:52
시내와 더불어 연암산에 올랐드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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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여 전, 진도 민가에서 아래와 같은 진도견 강아지 암 수 한 쌍을 분양 받은지 어느 덧 4 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우측 수컷이 좌측 암컷과 생 이별하게 된 것은, 낮 손님이었는지 밤 손님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도둑'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암컷, '시내'에게 여성의 번식 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여지껏 풀지 못하고 있는 주인의 과제로 남아있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 집 측면으로 솟아 있는 해발 440 미터의 연암산에 '시내'와 함께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 동틀 무렵에 함께 운동하며 달리 곤 하는 임도(林道)이지만,
아마 낮이었기에 '시내'에게도 낯 설었을 것입니다.
200 여 미터 굽이쳐 오르다, 옆으로 비껴난 바위에 서서 아래를 굽어 살피는 사이
뒤에서 '시내'는 주인 수컷을 바라 봅니다.
바라 보는 암컷 '시내'를 데리고 숫컷 남자가 쌍립해있는 두 소나무 사이를 암컷과 함께 통과하자,
'시내'는 그 사람을 뒤에 두고 가파라진 바위들을 앞서 타고 넘습니다.
잠시 쉬는 사이 그 사내의 발 밑에 앉아,
멀리 트인 저 아래 저수지를 바라보는 '시내'의 귀 두 끝에서 꼬리 끝 하나로 이어지는
등 줄기의 흐름과 그 역동성의 아름다움이 나를 아름답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주인을 멋지게 만드는 것 ....
이것은 아무 '견'(犬)이나 할 수 있는 바의 것이 아니지요.
저의 그것은 백구입니다.
백구 그녀가 내년에는 어머니의 심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그 사내는 패트 병의 물을 손 바닥에 가두어 모아,
'시내'에게 줍니다.
그러나
순하고 여린 혀의 그 감촉 안에,
몇 일 뒤, '시내'로 하여금 윗 집 개를 물어 죽이도록 한
야수성(野獸性)이 숨어 있었던 것을
그 사내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내는 2016년4월1일에 죽었습니다-나이13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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