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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02.13 07:18

<font color="darkred">편지 69(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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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의 메일: 작은 사랑의 고백, 1999. 10. 17. 17:42:34)

내가 형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때? 으음........

15분 넘게 기다려도 화가 나지 않을 때,
깍지않아 숲처럼 자란 머리도 멋있어 보일 때,
주름진 얼굴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보일 때,
말도 없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아도 불쾌하지 않을 때,
해진 옷자락이 비단보다도 더 아르다워 보일 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그져 기쁠 때,
손을 잡을 때 그 손이 아주 따뜻이 내 손을 감쌀 때,
가끔 짓궂은 장난을 쳐도 다 받아줄 수 있을 때,
가진 게 없다고 해도 만남 그 자체가 줄거울 때,
공중전화에서 전화하다가 0이 나와도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때,
내 가방에 달린 인형이 너무 너무 귀여워 보일 때,
눈을 바라보기만 해도 느낌을 가질 수가 있을 때,
사랑에 관한 글이나 영화가 갑자기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
어렵게만 느껴지던 책이 갑자기 잘 이해가 될 때,
학교에서 돌아 온 후 메일이 왔나 안왔나 설레이며 점검할 때,
전화연결 안된다고 애를 태울 때,
공부를 끝낸 뒤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날 때,
언제부터인가 잠들 때마다 생각하게 됐을 때,
전화박스에서 리코더 불어도 남들 앞에서 안 부끄러울 때,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말할 때,
하느님께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할 때,
사랑 앞에서는 소녀가 된다고 느낄 때,
나도 놀랄만한 사랑의 말들이 막 나올 때,
유치하다고만 느껴졌던 말들을 내가 다 하게 될 때,
만남의 시간이 적기에 오히려 더욱 사랑하게 될 때,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에스컬레이터가 다 올라오자 마자
바로 계단을 뛰어내려갔는데, 지하철이 이미 떠나고 있음을
보고나서 내 눈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짐을 느낄 때...

떠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의 입에서는
만나고 나서 헤어질 때까지도
너무도 간단한 말인데도 하지 못한 말이 맴돌고 있었다네.

사랑해... 나의 첫 사랑, 아름다운 나의 사랑...

-----------

(답장)작은사랑의고백
작성자 : ik-sung Kim (1999-10-18 21:42:29)
인쇄 : 김익성 학생/철학과(서양철학전공)/서울대학교 (2000-08-29 22:17:50)
--------------------------------------------------------------------
제목  : (답장)작은사랑의고백  
작성자  : ik-sung Kim  
발신일  : 1999-10-18 21:42:29  
수신 상태  : 배달:1  

여기 인제야, 현리에 공부 방이 있나 알아보러 왔어

그러나 막차를 놓쳐 현리에 들어 갈수 없게 되어
경동장에서 하루 묵었다가 내일 오전 6시 50분 차
로 현리에 들어가려고 해

경동장 전화 : 0365) 461-2181
       호수 : 309호실 이야

잠시 목소리는 들을 수 있을거야 기다릴께..
인제 터미널 피시 방이야 전화 연락되면
접속할 수도있어

이 메일을 보게 됬으면...
얼둥아기가 인제 터미널 옆 피시 방에서
1999-10-18 21:42:29

------------------------
육박 칠일의 여행을 마치면서....
작성자 : ik-sung Kim (1999-10-21 11:33:35)
인쇄 : 김익성 학생/철학과(서양철학전공)/서울대학교 (2000-08-29 22: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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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육박 칠일의 여행을 마치면서....  
작성자  : ik-sung Kim  
발신일  : 1999-10-21 11:33:35  
수신 상태  : 배달:1  


오늘(21일, 목)에야 비로소 학교에 도착했어
어제 밤 9시 경에 서울 도착 재봉이 집(교회 제자)에서 잔 후
아침 7시 경에 출발 학교에 8시 반 도착 아침 먹고나서
책 10권 빌리고 난 뒤 전산실에 들려 너에게 답을 쓰는 중이야

결국.....해냈어 !

두 곳에서 빈 집 독채를 발견, 이를 무료로 빌렸어
전화 전기 모두 들어와(참고로 맘에 든 곳들은 모두 전기 전화 안들어왔음)
두 곳 모두 벽지를 바르고 수리를 좀하면 완벽한 집이 되...

사람 안에는 언어가 살고 있거든 그래서 어떤 이는
사람의 몸을 언어의 집이라고들 해 다시 말하면 언어가 살아 숨쉬는
그 곳이 몸이라는 말이지 그래서 완벽한 집이란
나의 정신이 그 안에서 새롭게 변혁되어져 가는 과정이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곳을 말해 따라서 그러한 변증적인 발전의
계기가 그 곳에 갖추어져 있어야 하거든 이러한 조건은,

첫째 온돌 방
둘째 흙집
세째 초가지붕
네째 물과 산맥의 교묘한 만남
다섯째 모아졌다 흩어지는 기의 그 지점 이야.....

내가 빌린 빈 집은 세째만 제외하고 거의 다 갖추어졌어
물론 네 가지 각각에 더러 힘의 강약이 있지만 말이야

한 곳은 설악산에 빠삭 붙은 곳으로 가리산(1500미터) 중턱이고
다른 한 곳은 설악에서 오대산으로 빠지는 백두대간이 스쳐 지나가는
곳이야 이 둘 중의 한 곳을 선택해야할지 두 곳 모두를 선택해야 할지 아니면,
이 곳 섬에서 버텨 봐야할 지 고민 중이야 그리고,
서울에서는 두 곳 모두 세시간 반 정도 걸려
한 곳은 서울에서 인제오는 버스를 상봉터미널에서 탄 후 인제에서 내려
가리산으로 오는 버스(현리 윗길 行)를 타서 가리산 군인 아파트에서 내린 후
약 15분 산 속으로 들어오면 되고
다른 한 곳은 서울에서 현리로 오는 버스를 상봉터미널에서 탄 후
현리에서 내려 다시 방동오는 버스를 탄 뒤 방동 초등학교에서 내려
넓은 개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오면 되.....오고싶지? 히히

그동안 못 보아 미안하다 전화하고 싶어도 하지 못해
나도 미칠 것 같았서 그러나,
힘들 때면 (인형의) 너를 만지작 거렸어
힘을 달라고 말이야 실은
힘이 들어 발 바닥과 옆이 네 군데 갈라졌어
한 곳은 2센티 정도 갈라져 버렸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무좀 약을 사서 어제 자기 전 발랐어

음....

너에게 글을 보내려고 조경동 고개 넘으면서
써 둔게 있는데
지금 쓰긴 힘들고
오늘 밤 접속해서 이야기하자
오늘(21일. 목) 오후 4시 배 타고 들어갈
예정이야 만약 주인이 내 짐들을 내놓지
않았다면 연결될 수 있을거야
학교에서 오늘 집으로 전화해보니 신호는 가더라
아마 짐을 밖으로 내놓진 않은 것 같아 그러나,

이젠 안심이야 공부할 그 곳을 정했으니
쫓겨나도 갈데가 있으니 안심이야

나는 이럴 데 마다 ' 인자는 갈곳이 없으나 공중의 나는 새와
들풀도 그 쉴 곳이 있다 ' 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곤 해
기억하면 새 힘이 돋거든 그래도
나는 예수님 보다는 낳은 편이야 갈 집이라고 있잖아
예수님은 얼마나 슬프셨을까

미아야
뜨거운 너의 글 고마워 사실,
이번 여행 동안 들어간 돈만해도 약 십오만 정도 되....
그래서 히히,
밥은 하루에 한끼 먹고 두 끼는 간식으로 때웠어...
그래도...

행복했어
나에게 있어 서러움이란
만인을 위한 즐거움도 되니까 아참..

한 가지 자랑할 게 있는데..

난생 처음으로 맷돼지 고기 먹어봤다
어느 집에서 유일하게 얻어먹은 식사의
국이 멧돼지로 만든 거였어 참 맛있더라....

그럼 저녁에 보자
밤 10시 부터 12시 까지 접속해서
기다릴거야 그럼...

사랑으로 징검다리 삼아
그대를 기다리는 아기가 아가에게.....99/10/21/오전 11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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