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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1 00:26
<font color="blue">크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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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고있는 고양이를 크지라고 나는 불렀다. 쥐를 잡아 먹고 살기에 ‘큰 쥐’, ‘큰 쥐’에서 받침 ‘니은’과 ‘우’를 떼어 내면 ‘크지’가 되기 때문이다)
앞 왼 다리
내
도끼로
찍었댓지
널
살리려
파란 가루
붉은 물
발랐댓지
널
낫게 하려
기우뚱 넘어지는
널 보며
웃었댓지
슬프게
웃었댓지
헤어질까봐
찾다
찾다
못 찾으면
나
자주 오는 길목
너
있었댓지
날 보러
내
돌아 온
어느 날
넌
썩은 앞 왼 다리
덜러덩
거린 채
반겼댓지
날 만나러
쏘다지는 눈 속
깊은 아픔
속
내 살결에
너
부벼댔지
기다렸으니까
내
공부할 땐
책상 위로
뛰어 올라
쌔근
잤댓지
옆에 있으러
바둑 둘 땐
내
무릎 위 앉아
잤댓지
님 품에
안긴
여인처럼
마지막
똥
싼 채
넌
지금
누어있구나
식어진
몸 끝에
내 따뜻함
보내려만
소스라치게
오면
꼭
넌
쥐 같은 다람쥐
입에
물었댔지
식어져가는
다람쥐같은
쥐
열 발톱
치켜
위로
던지며
피는
돌아가고
식기 전
넌
그걸
먹었댓지
난
다람쥐 털
손 대 보고
식어지는 따뜻함
즐겼었지!
넌
영혼 없으니
내 마음 박혀
내
영혼으로
왔을거야
넌
이미
나
였고
너
죽었으니
이미
나
죽고 있는거야
아냐
내
죄로
니
빨리
죽은거야
니
새끼
섞은 흙에
널
묻어줄게
니
엄마노릇
모른 채
결국
새끼
섞은 흙으로
들어가는구나
니
생명
도로 보냄은
내
죄이니
넌
내 대신
죽은 셈이
되는구나
크지야?
이제
묻어줄게
다시
날
찾아 오렴
(1994. 10. 7. 아침
죽은 크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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